거북이일기

[거북이일기] 유일한 회사 동지가 떠났다.

기획쟁이 닌자거북이 2022. 6. 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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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한 지 어언 4개월 차.

닌자거북이는 과장이지만 대표 포함 16명인 작은 회사에서 사실상 막내이다. 

 

대기업에서 스핀오프 된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만, 

기획팀 정원이 팀장 포함 3명이었다. 심지어 팀장님은 다른 팀 겸직하시고 계시는 중. 

그렇지만 그런 닌자거북이는 4살 위의 과장인 팀원이 있어 든든했다. 

의지도 많이 했고, 서로 힘든 일이 있으면 끊임없이 공감하고 위로했다. 

 

그런 팀원분이 오랫동안 고민했던 퇴사 의지를 밝히셨고, 오늘 퇴사했다. 

닌자거북이는 누구보다 그녀의 행복과 꽃길을 응원하기에 최대한 웃으며 배웅했다. 

퇴근 후 지하철 역까지 그녀와 농담도 나누면서 마지막엔 손도 꼭 잡고 인사했다. 

 

그러고 거북이는 어김없이 지하철에 콩나물시루처럼 다른 회사원들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실감이 안 나던 동료의 퇴사를 이제야 실감했다. 

이제 정말 언제 올지 모르는 새로운 팀원을 기다리며 거북이는 혼자 기획팀 업무를 감당해야 한다. 

 

"나 아직 31세인데 내가 어떻게 해.." 거북이는 마스크 뒤로 입을 삐죽 내민다. 

"아냐. 크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이 나이 때 다 잘 겪어내서 특진도 하더라." 이러며 크게 성장하는 상상도 해본다. 

 

오늘 같은 날,

언젠간은 이룰지 모르는 파이어족을 꿈꾸며 아끼는 식비는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간이 콩알만 한 거북이는 파리바게트의 샌드위치를 먹기로 한다. 

가격을 생각하지 않은 채 건 라즈베리가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고른다. 

띡. 6,400원이다. 젠장. 3천 원대인 줄 알았는데.. 이럴 거면 서브웨이 가지..

 

집에 왔다. 냉장고를 연다. 컵과일이 있어 같이 먹기로 한다.

우적우적. 샌드위치와 컵과일의 맛을 음미하지 못한 채 먹는다. 

 

"나 이제 어떡하지?" 순간 샌드위치가 입에서 떨어진다.

"후 몰라 죽진 않겠지." 다시 샌드위치를 베어 문다. 

 

이렇게 거북이는 오늘도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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