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일기

[거북이일기] 바다 밖인데도 짠내나는 육지의 삶

기획쟁이 닌자거북이 2022. 6. 1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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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인턴이었던 거북이의 바람이 있었다.

"지금 여기서는 짠내나는 월급이지만, 30살에는 여유롭게 살 수 있겠지?"

 

7년 차, 과장이 된 거북이는 아직도 짠내를 맡고 산다. 

인턴에 비해 연봉은 3배로 늘었으나,

여전히 통장 잔고는 같은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전용면적 6평의 오피스텔 월세,

더 넓은 세상 보겠다고 다녀온 대학원 학자금 대출,

그래도 노동하는 이 몸뚱이를 위한 보험료,

공과금, 통신비 등.

다 빼고 나면 정말 한달 동안 뭐했나 싶을 정도의 금액이 남아 있다. 

 

거북이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태생이 짠 바다에서 태어난 거북이기에 결국은 짠내를 유지하며 살아야 함을. 

그리고 바다든, 내가 지금 있는 육지든 어디든 짠내 나는 '나트륨'이 있어야 생명체는 살 수 있음을.

 

거북이는 다짐하였다. 

짠내 없는 미래를 희망하느니, 필수불가결한 짠내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건강한 삶을 길게 유지해야 함을.

 

생전 경제 공부는 안해보고 '학교 공부'만 해온 거북이는

앞으로 먹고 살 방법을 강구할 필요성을 느낀다.

당장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짠내를 유지하면서 방법을 찾아보기로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오늘은 외식없이

5천 원 스팸 한통으로 김치볶음밥을 해먹은 나 자신에 뿌듯함을 느낀다. 

 

바다의 짠 기운을 등껍질에 남긴채 거북이는 육지에서 직장인의 삶을 오늘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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