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TT 정주행을 잘 안 하는 편인데, <더 글로리> 이후로 정주행 하는 작품이 생겼다. 바로 수지, 양세종 주연의 <이두나!>이다. 스펙터클하지 않는 로맨스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배우 간의 감정선에 멍하니 정주행 했던 작품이었다. 드라마를 다 본 후에도 알 수 없는 여운이 들기도 하였다.
★★★★
실제 여자 아이돌 그룹 <미쓰에이> 출신인 수지라서 더욱 감정선이 잘 보였던 드라마
: 수지와 고아성의 특별출연이 정말 아이돌 그룹을 떠올릴 만큼 좋은 퀄리티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면서 외면을 강조한 채 정작 본인의 사생활을 잃게 되는 사람의 삶은 어떠할까. 그 내면은 강인할 수 있을까? 불과 몇 년 전 유명 아이돌 가수였던 설리와 구하라의 자살 사건들을 떠올리면서 보게 된 시리즈였다. 그들도 인간이기에 느끼는 감정들, 그리고 평범한 학생이면서도 가지고 있는 청춘들의 상처들을 보면서 어느 작품보다도 쉽게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다.
드라마 <이두나!> 개요
- 제목: 이두나! (Doona!)
- 공개일: 2023년 10월 20일 (9부작)
- 장르: 로맨스
- 독점스트리밍: 넷플릭스
-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쇼너러스, 스튜디오 N
- 감독: 이정효 (사랑의 불시착,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
- 극본: 장유하
- 원작: 민송아 작가 웹툰 <이두나!>
- 출연: 수지(이두나役), 양세종(이원준役), 하영(김진주役), 박세완(최이라役), 김도완(구정훈役), 김민호(서윤택役), 이진욱 (P役)
<이두나!>는 네이버웹툰 민송아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민송아 작가의 해당 웹툰은 보지 못하였으나, 이전에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나노리스트>를 감명 있게 읽었던 경험이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팬층이 있는 작품으로, 넷플릭스도 이를 활용하여 글로벌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한 듯하다. 필자는 웹툰 원작은 보지 않은 채로 해당 드라마를 보고 후기를 남기고 있다.
평범한 대학생 원준이 셰어하우스에서 만나게 된 K-POP 아이돌, 이두나
일반 대학생인 원준은 아픈 여동생과 홀어머니를 고향에 남겨둔 채 학업을 위해 상경한다. 셰어하우스에서 지내면서 그는 여자 셰어하우스에 묵는 사람이 한 때 유명 K-POP 아이돌인 이두나임을 알게 된다. 미디어에 보이는 완벽한 모습과는 다르게 끊임없이 담배를 피우면서 자신의 외로움을 보이고 있는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어찌 보면 뻔한 스토리의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모든 회차를 다 정주행 하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한 결과, 청춘들이 느낄법한 어렵고도 오묘한 감정선을 잘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사회생활과 경제 활동을 하면서 이제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지켜야 하는 것에 청춘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성장과정에서 부모와 같은 어른들에 의지하였기 때문에 그들에게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막상 벗어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극 중의 김진주(하영 배우)도 그러한 인물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학업과 교우관계 등 모든 게 완벽하고 밝아 보이는 그녀만 해도 혼자만의 상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캐릭터들이 2030 청년들에게 흔히 가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그러한 인물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아픔을 보여주는 이두나(수지 배우) 캐릭터를 통해 아이돌 가수 또한 똑같은 청년임을 보여주면서 쉽게 그녀를 공감하게 된다.
또한, 주연 배우인 수지와 양세종의 비주얼을 통해 설레는 학원 로맨스 장르의 특성도 잘 보여주었다. 흔히 젊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아이돌'이라는 캐릭터를 실제 아이돌 그룹 <미스에이> 멤버였던 수지가 너무나 잘 보여주었다. 특별출연으로 등장한 고아성 배우 역시 생각지도 못하게 춤과 노래를 선보여서 눈뿐만 아니라 귀도 즐거웠다.
작품 홍보 마케팅 차원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에 이두나! 에 활용된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 정말 아이돌 MV와 같은 퀄리티로 현실감을 반영하여 일종의 Interactive Marketing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받았다. 실제로 해당 MV 영상의 댓글을 확인하면 '정말 아이돌 그룹 같다'와 같은 반응이 대다수였다. 이렇게 유튜브로 MV 영상을 본 다음 드라마를 시청하게 되면 마치 '실제 이야기인가?'라고 생각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웹툰 원작 영상 콘텐츠들의 흥행, 그 원인은 무엇일까?
올해 OTT 오리지널 시리즈 중 웹툰 원작인 작품들이 지속해서 흥행하고 있다. 2023년 하반기만 해도 <마스크걸>, <무빙>이 글로벌 흥행을 얻었고,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 또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번 작품 <이두나!> 역시도 필자의 관점에서는 흥행한 작품이라고 판단된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다름 아닌 '스토리'이다. 탄탄한 스토리로 인해서 몰입감 있게 해당 시리즈를 몰입감있게 시청하였다.
그렇다면 웹툰 원작 영상 콘텐츠들이 왜 흥행하였을까?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지만 가장 쉽게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아래와 같다.
1. 인기 웹툰의 경우 기존의 웹툰 팬층이 있어, 영상 콘텐츠의 일부 시청고객 확보가 용이함.
2. 영상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 중 '스토리보드'의 역할을 웹툰이 할 수 있어, 제작 인력 간 작품에 대한 이해가 용이함.
3. 인기 웹툰의 경우 대중에게 스토리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탄탄한 스토리 보장이 가능함.
OTT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작품 간의 퀄리티 차이도 점차 벌어지는 듯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확실히 글로벌 기업인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퀄리티가 월등히 높다. 아무래도 양질의 IP들이 다른 OTT에 비해 더 많이 제안할 듯 하다. 차기에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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