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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우면서도 생각을 많이 하는 장르물로 지친 당신에게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
배우들의 연기로 코믹한 요소는 코믹스럽게, 감동 요소는 더욱 감동을 불어 일으킨 드라마.
두 달 동안 주말 저녁만 되면 TV를 켜고 기다리게 만들었던 드라마, '닥터 차정숙'
한동안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장르물로 지쳐있었던 나에게 마음 편히 보면서 감동을 받는 좋은 드라마였다.
OTT 오리지널 시리즈물의 대세 때문일까, 채널 사업 수익성을 위해 최근 TV 방송채널들의 드라마 편성수가 많이 감소하였다. JTBC에서 유일하게 방영하였던 드라마 <닥터 차정숙>. 가수이자 배우인 엄정화가 오랜만에 연기를 보이는 드라마여서 방영 이전부터 많은 기대를 하였다.
[드라마 개요]
- 제목: 닥터차정숙
- 방영일: 2023년 4월 15일 ~ 6월 4일, 토일 (16부작)
- 편성 채널: JTBC
- 장르: 가족, 의학, 성장, 휴먼, 드라마
- 제공: SLL
- 제작: NEW 스튜디오, SLL
- 연출: 김대진, 김정욱
- 극본: 정여랑
- 주연: 엄정화(차정숙役), 김병철(서인호役), 명세빈(최승희役), 민우혁(로이 킴役)
첫 회 4.9%에서 시작했던 시청률은 마지막 회인 16회에서 최고 시청률 18.5%를 달성하며,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기본 줄거리는 어찌 보면 뻔하다.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 의사가 되면서 그녀의 인생의 변화를 그린 드라마'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될 경우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 차정숙 역시 명문 의대를 나올 정도로 뛰어난 인재였지만, 대학 시절 우연한 인연으로 아이를 가지게 되고 결혼하게 되면서, 그녀는 가정주부의 삶을 살게 된다.
가족을 위해 정신없이 가정주부의 삶을 보내다 보니,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녀의 건강에 이상신호가 발생한다.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그녀에게 정작 그동안 희생해왔던 가족들의 소홀함에 '자신의 삶'을 챙겨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한다. 그러다 우연히 의대 시절 그녀의 추억을 회기 하게 되었고, 그녀는 늦었지만 레지던트 의사를 지원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다. 대학 때 누구보다 자신있게 의학 지식이 있었더라도,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 감을 되찾기란 어렵다. 그렇지만 환자를 공감하고 생각하는 의사로서의 가장 중요한 마음씨를 갖고 있는 그녀는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하나둘씩 치료한다. 그러면서 남편과 가족으로부터 상처받은 그녀의 마음도 점점 회복되어 간다.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에 다시금 감탄하였다. 특히 남편 서인호 교수역을 맡은 김병철 배우의 연기는 드라마를 살렸다. 너무나 밉고 못나게 연기한 덕에(?) 시청자들은 차정숙에 더욱 공감하고 행복해지길 바랬다. 한편으로는 가정주부의 삶으로 묻혔던 그녀의 가치가 로이 킴과의 관계를 통해 돋보이길 바라는 마음도 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정숙은 그 누구와의 관계는 이어지지 않고, 혼자의 삶을 택한다. 로이 킴과 이어지지 않아 아쉬운 마음도 잠시, 오히려 혼자 의사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만약 로이킴과 이어진다면 드라마 속 차정숙은 본인이 원했던 완벽한 '자아 독립'이라 보기 어려웠을 수 있을 것이다.
가슴 따뜻하면서도 유머스러웠던 드라마는 일상에 지쳐있는 시청자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주연 '차정숙' 역을 맡은 엄정화 배우의 오랜만의 복귀작이 마치 주인공과 동일시되는 느낌을 들게 하였다. 나이를 먹었음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운다는 것이 '사람의 가능성은 무한대'임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나 역시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의 가능성에 한계를 두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서 성장하자는 다짐을 가지게 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학생 때와는 다르게 서로 다른 환경과 성과를 가지게 된다. 누구는 전문직, 누구는 고액 연봉, 누구는 창업자... 나보다 잘 된 것 같은 지인을 보면 부럽기도 하면서 '나는 그동안 뭐했지?'라는 일종의 현타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비교의 잣대를 남에 두지 말아야 함을 다시금 느낀다.
주인공 차정숙처럼 46세의 나이에 굴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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