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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탄생으로 시작해서 죽음으로 끝나는 한 편의 이야기이다."
제목: 작별인사
저자: 김영하
출판: 복복서가
출간: 2022년 5월 2일
[독서 개요]
- 독서 기간: 2022년 8월 22일
- 독서 장소: 출퇴근 지하철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년 만에 대중에게 선보인 장편소설,
책 소개글을 읽어 보니 '작별인사'는 원래 '인간이 왜 인간(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인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를 가르는 경계는 어디인가'라는 주제로 글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염병과 전쟁 등으로 전 세계인들은 '삶의 가치'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김영하 작가 역시 이 과정에서 주제를 '삶이란 과연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어쩔 수 없이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로 변경되었다. 사실 최근에 나 자신에게 가장 많은 생각이 들었던 질문을 주제로 삼았는지 몰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이 되었고 집중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작별인사'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철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온실 속 화초처럼 평화로운 삶을 살던 철이가 만난 혼돈의 세계에서 철이는 '삶'과 '죽음'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한다.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는데,
휴먼랩터스 안에서만 살던 철이가 인간이 아닌 휴머노이드라는 것을 깨닫기 전 선이가 말한 구절이다.
'자기가 누구인지 잘못 알고 있다가 그 착각이 깨지는 것이 성장이다'.
현재 자기 모습이 착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오히려 지금 내가 인지하고 있는 상황과 환경에서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알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크다.
내가 정말 누구인지를 정확히 아냐는 질문을 받으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최근 내가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건지, 이렇게 삶이 지속되는 게 정말 가치 있는 건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졌다. 비가 끊임없이 내리던 지난여름에는 이러한 생각이 꼬리를 물어 '인생을 살아가야 할 가치나 이유가 뭔지를 모르겠다'라는 혼돈 속에 우울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지금 보다 높은 명예와 부를 가진다 해도 과연 더 행복할까. 오늘 하루는 정말 가치가 있었을까? 내가 주체이기 때문에 가치 있는 삶이 만들어지긴 할까?
'작별인사'에서 인간의 뇌는 '우주'라고 표현했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는 공간. 지금 딱 내가 고민하면서 괴로워하는 부분이 끝없이 펼쳐진 '우주' 속에 있어 그런가 보다.
작별인사 속 내 마음을 공감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은 구절.
우울감도 인간에게 유익한 뭔가를 하는 게 아닐까 하고요.
만약 이게 그렇게 나쁘기만 한 거라면 왜 진화 과정에서 사라지지 않았느냐는 거죠.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번뇌의 시간이 내 삶에 유익한 뭔가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가까운 미래의 내가 되기 위한 학습의 시간이라 생각하자.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더 단단해지길 바라본다.
'인간은 왜 사는가'라는 원초적이면서 해답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에 생각이 많아진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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