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을 잃어가는 80대 연기와 소재는 흥미로웠으나,
다소 늘어지는 연출에 128분이 유독 길게 느껴졌던 작품.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기 전 토요일 오후,
유난히도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토요일 오후 무대인사가 있는 영화 리멤버를 관람하러 오랜만에 메가박스 상암을 방문하였다.
[관람 개요]
- 관람일: 2022년 10월 29일 (토)
- 관람 장소: 메가박스 상암 컴포트관
[영화 개요]
- 제목: 리멤버 (Remember)
- 개봉일: 2022년 10월 26일
- 장르: 드라마
- 배급: (주)영화사 월광
- 제작: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감독: 이일형 감독 (검사외전 등)
- 주연: 이성민, 남주혁
사실 이 영화의 줄거리로만 보았을 때, 2001년 개봉작인 영화 '메멘토'가 떠올랐다. 아내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고자 기억이 사라지고 있음에도 자기 몸에 원수의 이름과 힌트들을 문신으로 기록하며 찾아 나서는 이야기였던 메멘토. 또한 반전 요소도 들어있어서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가끔 생각나 다시 보고픈 영화 중 하나이다.
영화 '리멤버' 역시 80대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점차 기억이 사라짐에도 일제 강점기 가족들의 원수들을 복수하고자 그는 손가락에 원수의 이름을 한자로 새긴다. 점점 사라져 가는 기억임에도 가족을 잃은 한(恨)은 또렷이 기억하며 그는 복수를 실행한다.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한(恨)을 가진 주인공은 광복 후 복수를 다짐하였으나,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고 가장이라는 역할로 인해 복수극을 뒤로 미룬다. 80대에 접어 들어서야 자식들은 분가하여 각자의 가정을 이뤘고, 아내도 세상을 떠나게 된다.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마무리한 그는 비로소, 일제강점기 사랑하는 부모, 형제의 죽음을 복수하고자 오랫동안 세운 계획을 실행한다.
80대가 다 되어 가도록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고 되뇌었기 때문일까, 알츠하이머병으로 다른 기억들은 잃어가고 있지만 '복수'에 대한 기억만큼은 또렷이 남아 있다. 그는 너무나 완벽하게 복수를 실행한다. 복수극을 위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같이 근무하며 나름의 형제애를 가지고 있는 아르바이트생 인규에게 자동차 운전을 부탁한다. 이로 인해 인규 역시 그의 복수극에 휘말리게 된다.
이처럼 영화 <리멤버>의 소재는 글쓴이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스포는 안 하는 게 원칙이라 언급은 하지 않지만, 결말 또한 잘 마무리가 되어 좋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128분의 러닝타임에 불구하고 약간은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장르를 액션이라 생각한 나머지 이번 작품을 관람하다 보니 느꼈을 수도 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전 관람 당일에는 무대인사 행사가 진행되었다. 영화 <리멤버> 주연인 이성민 배우와 남주혁 배우, 그리고 이일형 감독이 행사에 참여하였다. 올해 5월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영화 극장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지만, <범죄도시2> 이후로는 다시 한산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무대인사로 참여했던 배우와 감독 모두 영화 관람객 수에 대한 걱정이 보였다. 이 글을 작성하는 2022년 11월 9일 38만 명의 누적 관객수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과 시점이 맞닿아서 더욱 저조한 성적을 보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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